신중년 설계,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신중년 생애경력설계 프로그램’ 무료 수강기

2020.04.02 정책기자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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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아버지가 수십 년간 몸담았던 직장에서 퇴직을 하고 새 일터에 둥지를 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60세 전후로 은퇴하는 많은 중장년층(신중년)의 가장 큰 고민이자 난관일 것이다.

정부에서는 신중년 ‘인생 3모작’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경력에 따른 일자리 연결이나 취업 알선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신중년들은 은퇴 후 ‘그간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침잠해 보는’ 시간이 어쩌면 최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할 중요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오른쪽 상단에 ‘신중년’으로 검색하면 강의를 들을 수 있다.(출처=중소벤처기업연수원 이러닝연수 누리집)

노사발전재단은 ‘인생 후반전 준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중년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과정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 교육과정은 정부기관인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신중년 생애경력설계 프로그램’의 온라인 버전이며, 신중년 지원을 위한 고용노동부의 핵심 프로그램이라고 한다.(참고=고용노동부 보도자료)

특히, 이번 교육과정은 신중년들이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주요 방역대책 중 하나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는 나름의 방안이 될 수 있겠다. 교육과정은 기초, 심화, 선택 총 3과정, 12회차로 구성돼 있고 모든 교육을 이수하면 수료증도 발급된다고 한다.

신중년 생애경력설계 프로그램 강좌 목차.(출처=국가평생학습포털 늘배움 누리집)

나는 은퇴 후 이직을 준비하는 아버지의 온라인 강의 준비를 도와드리기로 했다. 아버지는 여태껏 신중년 관련 박람회,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을 자주 다니며 나름의 준비를 해오셨는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정작 내 자신을 돌아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내 삶에 대한 소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인생 3모작을 준비하려다보니 가고자 하는 직장과 업무를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많았고 어색함 또한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나는 아버지의 말을 듣자마자 ‘신중년 생애경력설계 프로그램’ 온라인 수업을 소개해 드렸다.

프로그램 ‘과정 소개’에 ‘인생 100세를 살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즐겁게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재직 중에 미리 나를 돌아보고 다양한 활동을 모색해야 합니다. 퇴직 후 뒤늦게 새로운 진로를 찾게 되면 그만큼 시행착오의 시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라는 부분이 와닿았다.

강의는 지루하지 않게,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다.(출처=노사발전재단, 국가평생학습포털 늘배움 누리집)

강좌는 ‘기초, 심화, 선택’으로 내게 맞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12개의 강의 제목을 찬찬히 둘러보며 다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간 열심히 살아온 신중년들의 삶을 깊게 성찰해볼 수 있는 주제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지금 아버지에게 가장 필요한 수업 주제들이 나열돼 있었고 아버지 또한 제목만 보고도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동영상 강의가 다소 딱딱하거나 지루하진 않을지 조금은 걱정을 했었는데 기우였다. 남녀 두 패널이 라디오처럼 이야기를 주고받는 형식이 한 사람이 나와 칠판을 뒤에 두고 강연하는 방식보다 더 집중감있게 다가왔다.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관련 주제를 흥미롭게 수강할 수 있다.(출처=노사발전재단, 국가평생학습포털 늘배움 누리집)

그리고 주변에 있는 여러 사연을 읽어줄 때 나타나는 애니메이션이 흥미를 배가시켰다. 지인과 주고받는 대화를 휴대폰 화면에 등장시켜 현실감과 실제성을 높였다. 영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후반부에 주제와 관련 있는 선배 및 전문가(소셜문화PD, 오름 매니저 등)의 인터뷰 내용이 들어간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오름 매니저’로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변현철 씨.(출처=노사발전재단, 국가평생학습포털 늘배움 누리집)

아버지는 ‘생각퍼즐’이 나온 부분을 보고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이렇게 만들어 적어보면 아주 좋겠다”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신중년의 재무관리뿐만 아니라, 그간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신중년의 소통증진’ 주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아버지가 큰 관심을 보였던 생각퍼즐.(출처=노사발전재단, 국가평생학습포털 늘배움 누리집)

아버지는 “그간 내가 들어보지 못했던 강좌들이라 더욱 흥미롭다. 12회차 모두 금방 볼 수 있을 것 같다. 여태껏 너무 ‘일자리 구하기’에만 급급해서 나 자신을 둘러볼 기회가 부족했다. 내 안을 잘 들여다보고, 놓치고 있던 부분을 잘 채워서 ‘나에게 꼭 맞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