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간 내내 볼 수 있었던 수호랑과 반다비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상징하는 브랜드였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뭘까? 브랜드는 특정한 판매인의 제품 및 서비스를 구분하는 데 쓰이는 명칭이나 기호, 디자인 등을 일컫는 말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상품의 브랜드가 중요해지고 있다.
그래서 기업은 매체를 통해서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도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제도가 있다.
바로 브랜드 시상식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정책연구원이 매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를 선정해서 시상하고 있다.
지난 12월 12일 '제26회 대한민국브랜드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선정 브랜드 중에서 내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도시 브랜드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 대전광역시의 '꿈돌이 택시'가 도시 브랜드다.
'꿈돌이 택시'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에서 탄생했다. 대전시가 택시 업계와 협업해 꿈돌이 택시 브랜드 창출 사업을 추진하고, 시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 '꿈돌이 택시'가 대전을 달리고 있다.
대전시는 1993년 대전 엑스포 마스코트였던 꿈돌이를 대표 캐릭터로 육성하며 도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꿈돌이 택시'는 대전시 도시 브랜드 캐릭터 꿈돌이를 비롯한 꿈씨패밀리를 택시의 표시등과 택시 측면 래핑에 활용하여 전국적으로 대전시만의 독특한 택시 브랜드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꿈씨패밀리 캐릭터 4종 꿈돌이, 꿈순이, 꿈동이, 꿈결이를 각 500대씩 해서 총 2000대의 꿈돌이 택시가 운행 중이며, 캐릭터 9종을 택시 측면에 래핑하여 1000대 운행 중이다.
앞으로 대전시는 올해 교체를 다 하지 못한 개인·일반택시를 대상으로 꿈돌이 택시 표시등 교체 사업을 계속하고 '꿈돌이 택시' 브랜드화를 위한 사업을 추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 대전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대전역에서 내려 택시 승강장으로 나오니 택시들이 줄지어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 표시등에 꿈돌이가 장착된 택시들이 여럿 보였다. 기존의 택시 표시등과 구분되었는데, 꿈돌이 택시 표시등은 기존의 네모난 형태가 아니라 둥근 형태였다.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표시등에 자꾸만 눈길이 갔다. 그런 꿈돌이 택시가 무려 2000대가 대전 시내를 누비고 다닌다고 한다.
꿈돌이는 1993년 엑스포 당시 과학과 기술 발전을 통한 인류 평화와 공존을 위하여 우주 요정으로 디자인된 공식 마스코트다.
엑스포가 열린 지 거의 30년이 지나고 있는데, 꿈돌이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대전을 브랜드화하는 데 있어서 꿈돌이 캐릭터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꿈돌이 캐릭터가 지닌 이미지가 지금의 대전과 부합되는 부분이 있을까? 대전은 대덕연구단지, 카이스트 등이 있어서 과학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2023년 대전 엑스포 30주년을 맞이하여 꿈돌이, 꿈순이를 중심으로 자녀와 동생, 친구, 반려동물 등 총 8개 캐릭터를 추가하여 꿈씨패밀리 세계관을 구축하여 현재는 도시 디자인과 마케팅 등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꿈씨패밀리는 도시 브랜드 마케팅의 하나로 '대전 0시 축제'나 공공사업 등에 캐릭터를 활용해 홍보하고 있다.
대전하면 떠오르는 게 뭐가 있을까?
엑스포, 성심당, 계족산 황톳길, 유성온천 등이 있다. 거기에 꿈돌이 택시가 추가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대전시는 엑스포 이래로 역사와 지명도가 있는 꿈돌이를 움직이는 홍보 수단인 택시에 활용했다.
우주선을 타고 있는 꿈돌이로 택시 표시등을 디자인하여 대전시만의 택시 브랜드를 창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대전시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대전시는 기존에 없던 파격적인 표시등 디자인이라 제작업체를 선정하기가 어려웠다.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대전시에서 기본사항을 정하여 주문 제작하였다.
택시 표시등을 교체하는 과정에 택시 기사들로부터 많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택시 표시등을 꿈씨패밀리로 교체한 후 오히려 시민들의 큰 호응과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택시업계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꿈돌이 택시로 인해 달라진 점이 뭐가 있을까? 꿈돌이 택시에 탑승해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면서 알아보기로 했다.
꿈돌이 택시를 운행 중인 오인덕 씨는 14년째 택시 기사로 일하고 있다.
재작년에 꿈돌이 택시 브랜드화하는 사업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택시 표시등을 꿈돌이로 교체한 뒤 승객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승객들이 예사로 보지 않고 물어본다고 했다.
택시에서 승하차하면서 잠깐 기다려달라면서 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고 하니 대전 시민들 사이에도 꿈돌이 택시에 대한 호감도를 알 수 있었다.
"자동차 번호판을 쳐다보지 않아도 택시 표시등으로 여기가 대전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어요. 특히 어두운 저녁이면 표시등에 불이 켜질 때 확실히 효과를 보는 것 같아요. 꿈돌이 택시 표시등이 아닌 택시 기사들이 꿈돌이로 교체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니 멀지 않아 대전 시내의 택시 전체가 꿈돌이 표시등으로 바뀔 거라 기대합니다."라고 오인덕 씨는 말했다.
오인덕 씨에 따르면 대전 시민들 사이에서 꿈돌이 택시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 중이라고 한다.
택시에 꿈돌이 표시등을 도입했을 뿐인데 긍정적인 효과를 내면서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하필 택시에 도시 브랜드를 입혔을까? '꿈돌이 택시' 브랜드 창출 업무를 추진했던 홍성환 주무관(대전시 운송주차과 택시행정팀)으로부터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Q) 꿈돌이 택시가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제26회 대한민국브랜드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먼저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A) 우선,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부의 유일한 브랜드 관련 포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꿈돌이 택시'는 올해 시작한 사업으로 브랜드 경영 성과가 아직 부족함에도 큰 상을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참신한 대전시 브랜드 홍보 아이디어와 시민들이 큰 호응과 사랑이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주요 이유였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관련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여 보다 나은 브랜드 경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꿈돌이 택시로 인해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브랜드대상 수상한 것 외에 대전시 내외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A) 현재 2000대의 꿈돌이 택시가 운행 중이며, 시민들과 외지인들에게 큰 호응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 '꿈돌이 택시'를 콘텐츠 소재로 활용하여 우리 시 브랜드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홍보하고 있어요. 또한 우리 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매우 특이한 대전만의 볼거리로 자리 잡고 있어 향후 '대전 0시 축제' 등 우리 시 관광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꿈돌이를 택시뿐만 아니라 또 다른 곳에 적용할 계획이 있을까요?
A) 꿈씨패밀리는 '2024 대전 0시 축제'에서 콘텐츠로 활용되었으며 지하철, 호텔, 관광 홍보시설 및 완구, 의류, 팬시, 생활용품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Q) 상품에서 기업 이미지를 브랜드화하듯이 대전시를 브랜드화함으로써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A) 우리시는 '일류경제 도시 대전'이라는 구호와 '꿈씨패밀리' 등을 활용한 도시 브랜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는 경제뿐 아니라 주거, 환경, 교통, 복지,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일류도시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모든 세대가 살기 좋은 도시와 살고 싶은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가 주는 신뢰와 가치가 있듯이 명품 도시를 조성하는데 도시 브랜드 이미지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대전시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게 교통수단이다.
대전터미널이나 대전역을 나오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게 택시 승강장이다.
대전 시내 지리가 낯선 외지인들이라면 택시를 이용하기 마련이다.
이런 택시야말로 대전의 첫인상인 셈이다. 택시를 타고 내릴 때 대전의 마스코트인 꿈돌이를 만날 수 있다. 앞으로 대전하면 꿈돌이 택시가 연상될 것 같다.
꿈돌이는 택시뿐만 아니라 대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대전역사에도, 대전시청에서도 꿈돌이가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었다.
꿈돌이를 비롯한 꿈씨패밀리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 상품이 전시되어 있어서 오가는 방문객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었다.
대전을 방문한 기념으로 꿈씨패밀리 상품을 구입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대전 '꿈돌이 택시'가 '올해의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은 국내 유일의 브랜드 관련 정부 시상 제도로 창의적이고 선진적인 브랜드 경영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우수한 브랜드 육성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하는 행사다.
'올해의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에서 대상은 제주삼다수, 최우수상은 보령머드축제, 우수상은 꿈돌이 택시가 차지했다.
'꿈돌이 택시'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7월 도시 브랜드 부문에서 '2024년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 대상' 수상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라고 하겠다.
브랜드 수상으로 인해 대전시 고유의 택시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일류경제 도시 대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시상은 브랜드 경영이 이제 단순히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공기업, B2B 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지자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브랜드를 적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전시에서 꿈돌이 택시를 통해 지자체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확인하는 기회였다.
대전 엑스포의 상징이었던 꿈돌이가 엑스포가 끝난 뒤 묻히지 않고, 대전시의 자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